위의 사진은 송송님의 작품들인데 모두 후암동 우리 모교의 모습을 담은 것들이다.
송송님은 카페 우가사(우리가곡사랑회)의 한 멤버다.
중증 장애를 지니고 살지만 그녀가 담아내는 지상의 풍경들은 너무 맑고 아름답다.
카페에 올려주는 이런 저런 글에서도 심성의 맑고 고움이 그대로 드러난다.
우가사 카페지기님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이름으로 된 코너를 하나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등단 소식을 올리면서 초회추천 작품인 '내마음의 분수대'를 실었다.
폐교가 된 후암동 모교를 찾았던 감회를 글로 썼던 작품이다.
송송님이 반색을 하며 이 사진들을 올려주었다. 폐교가 된 후에 마땅히 임자가 없어
비어 있는 학교에서 영화도 찍고 빈 교정을 이용하여 불우이웃돕기 대규모 김장담그기도 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다.
그 김장담그기 행사에 송송님이 참석했던 모양이다.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하여 카메라에 담고 싶어하는 그녀가 폐교의 흉한 몰골을 이렇게 멋지게 담아
편집해 놓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송송님은 신앙심도 깊고 참으로 다정하며 언제나 성실했다. 때로 카페에 아무도 들르지 않아도
안부글을 꼭 남기며 다른 사람의 글에 정성껏 댓글을 달곤 했다.
교회에서 사진전을 가끔 여는 것 같았다. 직접 가보지는 못했어도 파노라마로 올려준
그녀의 사진을 영상으로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었다.
같은 풍경사진이라도 그녀의 사진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열렬한 갈망이 더욱 두드러졌다.
조금도 자신의 장애에 대한 비애같은 건 엿볼 수가 없었다. 비록 온라인상에서만 느낄 수 있었지만
그녀는 산다는 일 그 자체를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감사와 기쁨이 넘쳐 보였다.
몸이 불편할지라도 세상을 보는 눈이 따뜻하고 긍정적이며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그녀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제껏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섣부른 친절이나 관심은
그녀의 특별한 상황에 잘못하면 선입견으로 대하게 될 것 같기만 했다.
있는 그대로의 그녀의 천성을 그저 감탄하며 멀리서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침 그녀의 언니가 내 나이 또래의 우리 학교 출신이라고 한다.
어쩌면 그녀의 언니는 나와 동기동창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인연이란 참 이상한 실타래로 얽히기도 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