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17기 모임이 있다고 회장이 우편물을 보내왔다.
언제나 갈 수 없는 요일에 모임이 있다.
한 번은 월요일에 날짜를 잡으면 안되겠느냐고 물어보았다.
우리 나이에 직장 생활해야 밥 먹고 사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쉬는 월요일에 모인다면 좋겠다 싶어서다.
월요일엔 모두 바쁘셔서 안된단다.
먹고 사는 일 말고도 바쁜 일은 천지에 널려 있나보다.
하긴
몇몇 모이는 사람만 모이는 동창회,
그래도 그동안 볼 사람은 다 본 듯 하니
가지 못해도 유감은 없다.
그래도
동창회 하면 왜 그리 마음이 끌리는지...
우리 17기는 굳세게 독야청청이다.
홈피 활동도 전무하다시피 하고
듣자하니 산악회에서 한 달에 한 번 하는 산행에도
17기는 항상 빠진다고 한다.
가만 보면
20기 아우들이 재미나게 뭉치고
서로 격려하며 즐거운 시간들을 많이 보내니
이참에 20기에 편입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이 웬수같이 많은 나이도 세 살은 줄어들텐데...
11월도 또 끝자락에 와 있다.
방을 비워두는 것이 늘 껄쩍지근해서
촌스런 이름 석 자라도 자꾸 들이대게 되는 것,
내 탓은 아니다.
친구들에게 자랑 한 마디 해야겠다.
수필작가로 등단했다는 자랑... ㅎㅎㅎ
이런 자랑으로라도 한 페이지 장식하고 싶은
고독한(?) 이 친구를 위하여
누구 동참할 사람은 없으신지???
겨우살이 든든하게 준비하셨겠지?
행복하고 따숩게 12월 맞이하자.
* 저 아름다운 사진은 내 동생의 작품인데 우리 친구들에게 떠나간 가을을 선물하고자파서 올려보는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