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많은 우리집엔 텃밭을 만들 필요가 없어서 그냥 가랑잎 더미를 쌓아 두고 살았다 그래도 봄이면 언제나 앞마당엔 꽃 모종을 사서 심고 가을까지 여러가지 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뒷마당엔 햇빛이 약해도 숲속에서 자라나는 산나물을 심어서 초봄부터 나물을 뜯어서 잘 해 먹는다 금년엔 쑥도 심었다 몇년 있으면 쑥대밭이 되겠지만 그래도 뒷뜰에서 수시로 쑥을 캐는것도 괜찮을듯 해서 심어 봤다
금년엔 은퇴후 처음 맞는 봄이라 작심하고 방치 했던 가랑잎일부를 긁어내고 땅을 파보니 가랑잎이 썩어서 흙이 매우 좋왔다 햇볕은 잘 안들어도 흙이 좋으니 각종 야채들을 심었다 호박 도마도 아삭이고추 청양고우 미국고추 가지등 무조건 심었다 모종을 심었지만 금년 봄은 너무 변덕스러워서 비도 많이오고 춥워서 제대로 자라지 못해서 안타깝다 한달이나 되니 어쨌건 뿌리가 자리를 잡았는지 조금씩 자라고있다
인터넷을 보고 배워서 지주대도 세워주고 곁순도 제거해 주면서 온갖 정성을 다 해서 아침 저녁 열심히 물을 주고 매일 들여다 보며 사랑을 듬뿍 주고 있다 상추도 심어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매일 아침 새들이 날아 든다 그 종류가 네 다섯 종류의 새들이다 파란 털이 날개와 머리에 있는새 오랜지 색이 배부분에 있는새 전체가 빨간새 연한회색
짙은 회색 너무 여러 종류의 새들이 한쌍씩날아 들어 짹짹 지지배배하며 야채밭을 맴 돌며 아직은 야채는 건드리지 않고 검불을 입에 물고는 나무위로 가서 앉는다
아마도 집을 짓는것 같다
나무위에 집을 짓고 수시로 내려와서 야채들을 먹으면 얼마나 좋을꼬 시장 앞에 집을
지은것 같은 기분인가보다 아직은 집짓는데 열심이라 야채는 건드리지 않지만 그들이 모두 먹어 치운다 해도 매일 여러 종류의 새를 눈앞에서 볼수있다는 만족감에 나는 열심히
물을 주며 기를 것이다 매일 아침 찾아 오는 새들을 날려 보내지 않기 위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 유리창을 통해서 구경만 하고있다가 그들이 다 가고 안오면 나는 나가서 물도 주고 그들과 무언의 대화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있다 앞으로 우리집 텃밭은 사람의 먹이가 될런지 새들의 먹이가 될런지 자못 궁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