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있는 마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도 실수를 할 때가 있다.
그리고 아무리 선량하고 원만한 사람이라도 때로는 누군가의 비난을 받거나 위기의 순간을 맞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어쩔 줄 모르고 갈팡질팡하거나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훙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신의 이미지에
큰 어려움을 격게 될지도 모른다. 레이건 대통령이 재임 중 난감한 질문을 퍼붓는 기자들에게
‘Son of Bitch(개새끼)’라는 욕설을 했다가 엄청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었다. 분개한 기자들은 며칠 후
레이건에게 티셔츠 한 장을 선물했다.
셔츠의 앞가슴에는 ‘SOB’라는 글씨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것은 물론 대통령의 욕설에 대한
기자들의 항의표시다.만일 대응을 제대로 못 하거나 이번에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다음날 신문들이
일제히 레이건을 비난하고 나설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레이건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응수했다고 한다.
”SOB라…,이건 당연히 Saving of Budget(예산절약)이라는 뜻이지요? 여러분의 충고를 늘 염두에 두겠습니다.”
물론 다음날 신문에는 아무런 글도 실리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어려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유머능력이
대단함. 아무리 말재간이 좋고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마음이 조급하고 감정이 격한 상황에서는
절대 유머가 나오지 않을 것이요, 매사에 느긋한 사람만이 상황에 걸맞은 적절한 유머를 구사할 수 있으리라.
피아니스트로, 코메디안으로 미국에 영성을 떨쳤던 스티브 앨런(Stephen Allen:. 1921~2000)은 ‘
불편한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유머를 하는 것은 감정 조절에 유익하다’고 역설했고, 손목시계(피아제)의
창시자인 스위스태생 제랄드 피아제는 유머는 삶의 갈등을 이겨내는 안전밸브이다’라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남을 깔보지 않는 겸손과 평등의 유머 그것은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정말 여유 있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몇년 전 괴테말라를 여행 중에 난 사람과 사람사이에 정이란 얼마나 소중한가를 마음속에 깊이 새기는
기회를 가졌다. 멀리 타국 과테말라에서 외로운 이민생활 17년째를 보내며 비지니스 하는 내 지인의
사촌 여동생 내외분과 서로가 초면이었지만 놀랍게도 하나님 이름 안에서 서로 격려하는 사랑의 첫 만남이
얼마나 소중하던지. 싹싹하고 친절한 그들의 환한 웃음은 서먹하지 않은 많은 대화 속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그저 전화 통화로 안부 정도로 끝날 수 있을 터 인데 피곤하고 바쁜 이민생활에서도 귀한
시간을 내어 11명의 우리 팀원들을 저녁만찬에 초대해 반겨주는 그 여유 있은 마음과 폭넓은 사랑에
감격하고 감사한다.
웃음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어색함을 풀며 초면일지라도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느끼게 해준다.
인생에서 웃지 않고 보낸날은 실패한 날이라고 하잖는가. 평소에 말과 행동에 여유 있는 마음이 웃음
넘치는 삶에 잘 길들어진다면 우리의 삶이 더 밝고 풍요로워짐은 물론이요
멋진 이미지와 좋은 유머를 구상함이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 유 설 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