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되살린 황혼의 소녀들 (중앙 일보 LA 10월 20일)
2010.10.19 23:49:35 조회595
비가 온후 겨울 처럼 추웠던 날씨가 그날 아침은 천사의 도시를 보여 주려는듯 맑고 화창한 날씨로 바뀌어
졌다. 2년에 한번씩 열리는 정기적인 국제 동문회가 이번에는 LA 에서 하게 되었기에 동문회 참석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선, 후배들이 속 속 공항으로 모여드는 날이다.
한국, 미국, 독일 카나다 일본, 영국등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문, 542명이 한자리에, 80세에서 30대 까지의
선, 후배가 모이는 동문회다. 수십년 만에 만나는 옛 소녀 시절의 꿈을 함께 길렀던 친구들… 길에서 만나면
얼굴도 알아볼수 없을 만큼 변해진 친구 들인데.. 지난 세월 더듬어 보면 옛 소녀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어,
즉시 알아 보고 반가워 포옹하며 펄쩍 펄쩍 뛰는 친구들이었다.
할머니로 부터 손녀딸 같은 후배가 한자리에 모이던날, 그날은 축복의 날이었다.50년,60년만에 만나는
동창생, 30년 40년 만에 만나보는 친구들의 모습은 세월을 잊고, 나이를 잊고 주위의 모든것 다 잊어버린
고등 학교 3학년 소녀들 이었다. 행사중, 천진 난만한 소녀로 돌아간 동문들의 장기 자랑은 누가 그들을
할머니라 하겠는가?
60이 넘은 할머니들의 발레리나들, “백조의 호수”의 춤을 춘다. 날씬한 백조가 아닌 둥글 둥글한 백조의
춤은 배를 잡고 웃었다. 후배 디자이너는 선배님들을 모델로 세우고 휏숀 쑈를 진행 하였다. 젊은 후배들과
함께 워킹을 하시는 80이 다 되신 선배님은 날씬하고 걸음 거리도 반듯하다.
환갑이 넘은 후배들의 뮤지컬,”시카고, 시카고” “노바디,노바디”는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실력을 과시
했다. 무대 위의 후배들은 젊은이와 다름이 없다. 이런 모습을 모든 동문 자녀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진다.
‘너희들 어머니는 당당하게 이렇게 젊게 살고 있다고’….
2일간의 화려한 행사, 긴 세월 지나 이곳에서 만나 서로 얼싸 않고 기쁨과 즐거움은 나누었던 그 시간은
지나온 세월과 황혼의 나이를 잊게한 수십년전, 학교 운동장에서 함께 뛰어놀던 젊은 소녀들의 잔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