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기 드문 며느리 ( 중앙일보 LA 3월1일/2011)
2011.02.19 15:23:48 조회523
입춘이 지나니 공기속에 봄 내음이 풍긴다. 길가에는 흰 꽃이 피기 시작하는 새 봄이다.차 한잔 마시려니 전화벨이 울린다. “오늘 우리 아들네 김장 한다 친구들이 오기로 했으니 빨리 와라” 반가운 친구의 전화다. ‘겨울이 다 갔는데 김장이라니’ 전화를 받고 친구들도 온다니 즐겁고 신나는 마음에 급히 챙겨 가지고 친구 아들 집을 갔다.
벨을 누르니 그 집 며느리가 반갑게 맞는다. 예쁘고 말씨도 상냥하다. 집안에 들어서자 깔끔한 실내 정돈에 살림 솜씨가 한 눈에 들어 왔다. 먼저 온 친구가 “왜 이제 와? 김장 다 했어! 배추 한 박스 하는 김장인데 요란한것 같았지? 실은 이집 며느리가 시어머니 친구 대접 하기 위해 만든 이벤트 인것 같아” 도와 주려고 갔는데, 너무 미안했다.
친구는 남편을 일찍 떠나 보내고 아들과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 그런 시어머니를 위해 만든 마음의 배려 였다. 어머니를 즐겁게 해 드리기 위해 김장을 해 달라고 부탁을 했던 것이다. 며느리가 점심상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맛난 음식을 가득 차려 놓고 옆에서 써빙을 하며 이말, 저말 딸 같이 신경을 써 준다. 식탁에 앉으며 “김치도 잘 먹지 않는 아이들과 두식구에 무슨 김장을 하나? 모두가 사다가 먹는 시대인데” 다른 친구의 말이다. 상냥한 며느리는 방긋이 웃는다.
살림만 잘 하는줄 알았던 친구의 며느리는 어른 섬기는 마음도 따뜻하고 예쁘다. 지난 여름에는 어머니 친구들을 위해 별장 까지 내어 주어 2박 3일의 여행도 시켜 주었던 마음이 착한 며느리, 해마다 외로운 시어머니를 배려해 친구들 까지 챙겨 주는, 똑똑 하고 예쁜 딸과 같은 며느리다. 핵 가족으로 사는 시대에 이런 며느리가 있다는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요즘 우스게 소리로 요즘 며느리들은 시어머니가 싫어서, 또 시댁이 싫어서 “시” 자 들어 가는 시금치는 먹지 않는단다. 심지어는 “시” 자가 싫어서 시청앞을 지날때는 뒤로 돌아 간다고 하던데, 친구의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위해 준비한 착한 여인이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 오면서 시어머니 친구를 초대 해 준 며느리는 의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친구야 너는 참 행복 하구나” 사랑속에 즐거운날, 건강한날 기쁜날로 행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