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구요
2011.02.03 07:41:07 조회480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깨구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 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 저고리.
어머니와 아버지 호사 하시고
우리들의 절 받기 좋아 하세요
옛날 옛적 어린 시절 신나서 부르던 노래다. 새벽이면 복조리 장사가 “복 조리요,,,” 그 사람이 지나가면 이번에는 “복 엿이요…” 이른 아침 복을 파는 사람들의 요란한 소리로 정월 초 하룻날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아침 일찍 부터 일어나 엄마가 밤새 지어주신 노랑 저고리에 분홍 치마를... 때로는 색동 저고리에 빨강 치마를, 이렇게 해마다 바꿔가며 어머니는 매년 새 옷을 만들어 입혀 주셨다. 옷고름을 맬줄 몰라 어머니는 매는 법을 여러번씩 반복하여 가르쳐 주셨다. 그때 배웠던 옷고름 매는 법은 지금 까지 잊지 않고 있다.
아침을 먹고 난후, 찾아오는 동무들을 따라 이집 저집으로 몰려 다니며 널을 뛰었다. 큰 나무 토막을 가마니로 싸서 둥글게 만들어, 두껍고 긴 널판지의 가운데 놓고, 그 가운데 자리는 동무중 한사람이 올라 앉아 양쪽에서 널을 뛰는 동무의 중심을 잡아 주었었다.한쪽이 올라가면, 또 다른 한쪽은 아래로 내려가고 검은 머리 나풀 거리며 하늘을 향해 솟아 올랐다. 한쪽 사람이 떨어질때 까지… 우리는 깔깔 거리면 행복한 웃음으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살았던 시절이었다.
그 세월 지나 이제 환갑도 지나고 칠순도 지나고… 지금 이 순간도 그때의 일들이 눈앞에 아롱 거리는데… 그 때 그 동무들은 모두 어디에 갔을까! 세상을 떠난 동무도 있겠지.그리고 병들어 누워 있는 동무도 있을테고 그중에 복을 많이 타고난 동무는 건강하게 그리고 부유한 환경 속에서 아들, 딸, 사위. 며느리 효도 받으며 어린 손자 손녀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터이지.
오늘, 떡국 한그릇 앞에 놓고, 한수저씩 뜨면서 그 수저 안에서 마음으로 다가오는 그때의 내 동무의 얼굴을 그려 본다. 한 숟가락의 떡국 속에, 떠 오르는 추억의 그리운 동무, 잊혀 졌던 그 옛날의 은희, 다분이, 영자, 순혜, 이제는 모두 백발이 되어서 어느곳에선가 나처럼 옛시절을 생각해 보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