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60주년 기념에 부쳐/김정원♣
우리 허리띠 그 꽃무늬는
백합이었지
굽이굽이 흘러간 강물 위에 비취는 그림자
폐허의 땅 위에 가녀리게 피어난
한 송이 백합화
지금은 만발한 군락의 축복
문득 꽃시절의 가슴되면, 설사
어둡게 힘겨웁게 겪어온 세월이래도
어째서 그립고 그리운 걸까
저문 하늘에 시간의 흔적 보이지 않건만
너와 나 우리 모두 많이 달라졌구려
까마득 잊었던 사연들 반세기 넘어도
봄 싹으로 돋아나 남산 위에 무지개로 선다.
오늘을 기리는 초여름 나들이길
싱그러운 유월의 푸른 크로바 밭
소복소복 담던 꿈 소쿠리 쏟아놓고
현란한 불빛아래 우리 손잡고 불러보자
풀피리 향수
샘물은 흘러 새로워라
울창한 내일의 자랑스런 아우들
드높이 탑을 쌓아 온 누리에 번지리
튼실한 백합화 그 향기 고귀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