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일(월), 인사동 산유화에서 문인회 4월 모임이 있었습니다.
방희자 선배님께서는 작품발표 진행하기 전에 월간 ↱시와표현↲ 3월호에 실린
좋은 시 한편을 먼저 소개했습니다.
< 그대, 혹은 그때>
김경숙
그때라는 말에 시차를 두고
그대라고 읽으면
미선나무꽃 우거진 계절이 다가와
화창한 맛이라고 씁쓸하게 입을 다신다
뒹굴던 꽃술에서 깨어나듯
식은 입술을 닦고
낮달 지는 저녁을 서성이는 봄에는
어둑한 시간들이 살갑기만 해서
그때로 가면
그대, 라는 꽃피는 시절이 있어
우리라는 따뜻한 미래를 만날 수 있을까
왜 세상에 그대들은
다 그때에 있고 그대는
왜 이렇게 아득히 먼 곳일까?
그때라는 말
두근거리는 봄이 몰려있고
반쯤 핀 분홍 심장 봉우리들이
호젓한 숲길따라 끓고 있어
귓속말은 부풀어 한없이 흩날리겠지
너무 눈부셔 꽃잎이 허물어지는
그때와 그대들
아, 무덤같은
그대, 혹은 그때라는 말
- ↱시와 표현↲ 2018년 3월호 -
김정숙선배님께서는 선배님의 일상에 대한 말씀도 해주셨지요.
가능하면 슬픈 대화나 아프다는 말씀은 피하고 밝고 명랑한 대화를 하신다구요.
매일 아침 신문 사설도 읽고 꽃과 대화도 거르지 않는답니다.
언제나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작품발표회를 마치고 회의를 했는데 유소영회장님께는 인사말씀에서 회원을 많이
늘리는데 힘을 모으자고 하셨습니다.
'시인은 고독한 영혼 속에 살 수밖에 없다'며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요.
그 외 문인회 발전을 위하여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답니다.
계간지 ↱착각의 시학↲ 3월호에 초대시인으로 박후자선배님의 시가 수록되었다는
공지말씀도 있었구요.
2018년 6월은 문인회 창립 3주년이 되는 달이거든요.
특별한 장소에서 모임을 갖기로 하고 서초동 남부터미널 근처 '인도박물관' 관람을
계획하고 있답니다. 구체적인 모임장소가 정해지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달콤한 봄 날, 회원님 모두 행복하세요.
끝으로 4월 작품집에 실린 박후자선배님 시 한편 소개합니다.
<초록의 영혼>
박후자
다시 4월이 오고
녹색 강물 바라보이는 산기슭
허공 가득 벚꽃이 날립니다
분분히 흩날리는 꽃잎은
지난해 사라져간
무성하던 초록의 영혼
갓 태어난 여린 새눈들
새롭게 살고 싶은 간절함이
겨울산 문고리를 얼마나 흔들었기에
빛나는 초록으로 몸 바꾸었는가
"내가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이토록 아름다운 봄을 두고 떠난
님의 음성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