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詩」
☆ 7월의 시
-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잘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만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요.
♡ 치자꽃의 꽃말 : 한없는 즐거움, 순결, 행복
☆ 7월
- 목필균
한 해의 허리가 접힌채
돌아선 반환점에
무리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폭염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 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견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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