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가 췌장암으로 수년을 고생하면서 항암치료 , 수술 또 몇년을 살고는
다시 재발 또 수술 더 센 항암치료로 7년 가까이 살다가 이제는 마지막이 다가 왔다 .
우리 부부와 취미 생활도 같아서 공치고 또 낚시다니면서 힘들어도 잘 버텨 왔는데 ,
이제는 꼼짝 할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코로나가 심하지만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만나서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 하며 잘 지냈는데 두달전 부터는 병원에서는 더이상 할일이 없다고
한다 . 온 전신에 암이 다 퍼졌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다고 ........
병원에서 할일이 없다니 이제는 죽음을 기다리는 방법 밖에는 없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서
우리 내외는 매일 방문을 해서 위로하고있다 . 환자가 혼자 앉아있던 누워 있던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야하는데 나는 과감히 친구와 피부 접촉을 시도했다 . 매일 가면 손. 발
다리 얼굴 머리까지 쓰다듬으며 가벼운 안마를 해 주는 것이다 . 내가 생각하기에 환자는
가만 둬야 되겠지만 , 환자가 얼마나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자기 혼자라는 생각에 쓸쓸하고
외로울까 하는 생각에 너무 측은해서 자꾸 손이간다 . 환자는 매우 안정감을 느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이니 나 역시 행복하다.
이제는 아무것도 먹을수 없고 오직 독한 진통제만을 먹는데 그것도 먹고 바로 누우면
다 토해버리기 때문에 한시간 가까이 앉혀놓고 등을 쓸어 줘야하고 주의가 많이 필요한데
힘들지만 갈때마다 해주고 피부 접촉을 해 주니 너무 편안해 하는게 눈물이 난다.
그 힘든 고통속에서도 가끔씩 편안해 하고 말이 하고 싶은데 힘이 없어서 말을 못한다며
나에게 말을 하라고한다. 함께 놀러 다니던 얘기 함께 먹던 얘기 또 기도도 해 가면서
친구를 위로 하지만 얼마나 더 갈수 있으려나 .....
오랫만에 눈이 많이 온다는 예보에 친구에게 눈이 많이 온다니 내일은 못오게 생겼다고
말을 하니 안나오는 목소리로 난 죽었군 ! 그 말을 들으니 얼마나 외로우면 그정도로
말을 할수있는가 정말 슬픈 일이다 . 남편이 극진히 간호해주고 아들 딸이 멀리 사니 자주
못오고 일주일에 한두번 오고 있지만 어린애처럼 나에게 매달리는 그 친구가 너무
딱하고 가여워서 죽을 지경이다 . 세상에 가장 못된 병은 암 인데 착하고 좋은 친구가 왜
그 몹쓸 암에 걸려서 그 고생을 하는지 안타깝고 그 남편은 혼자서 자기 밥을 끓여 먹고
힘들게 지내니까 우리가 매일 저녁을 함께 먹기로 했다 . 때론 점심을 먹기도한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갈때도있고 피짜 햄버거등 사다가 먹기도 하고 때로는 그 남편이
낚시갔다가 잡아온 고기가 냉동고에 있다며 종종 생선을 구워서 함께 먹곤한다. 자식도 형제
자매도 늘 함께 하는 이웃 사촌만 못하다는걸 느낀다 . 힘든 환경 속에서도 자기의 속내를
털어 놓을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게 얼마나 위안이 되겠는지 . 말기 암 환자는 정신력이 또렸해서
말을 자유롭게 할수 없어도 듣는 귀는 대단히 밝다 . 이층에 누워 있으면서 우리 밥 먹고 올께
그러면 어서 내려 가라고 손짓을 해준다.
우리와 그 친구네는 같은 해에 은퇴를 했다 . 서로가 시간이 있어서 도울수 있고 도움을 받을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 집도 차로 15분 내에 오갈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가능한
일이다 .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절친을 만들기가 참 힘들다 학교친구도 없고 고향친구 또한
그렇기 때문에 같은 교회에서 사귀고 다 친한것 같지만, 막상 어려움을 당했을때 정말 친한 사람은
꼭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