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그리스에 나시서스라는
잘생긴 소년이 있었는데 마음속으로는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여러 요정들과 사귀였습니다.
어느 날, 나시서스의
거짓 사랑에 속은 한 요정이
복수의 여신에게 빌었습니다.
"나시서스가 참사랑을 알게 되고,
그 사랑이 깨어져 이별의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게 해주소서."
마침내 그 기도가 이루어졌습니다.
하루는 나시서스가 물을 마시려고
연못가에 엎드렸을 때입니다.
연못 속에 아름다운 요정이 보였습니다.
그는 물속의 요정을 잡으려고 해도
도무지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요정인 줄로 착각한 것입니다.
그 후 나시서스는
물속의 그림자만 바라보며 몸이
점점 여위고 쇠약해져 죽고 말았습니다.
숲에 사는 요정들은
나시서스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를 묻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무덤에서
예쁜 꽃 한송이가 피였습니다.
요정들은 그 꽃을
소년의 이름을 따서
나시서스라고 불렀습니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