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1926년)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紅顔)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白髮)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루어 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美笑)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랑들은 나의 건강(健康)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 여기서 '기루다' 는 말은 전라도 방언으로
어떤 대상을 그리워 하거나 아쉬워한다는 뜻
'기룹다' 는 말은 얼마나 어여쁜가,
그리움, 기특함, 안쓰러움, 기다림, 사랑...
이 모든 말들이 스며 있다
"나는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기루어서 이 시를 쓴다" 고 말하는 이는
만해인가 만해가 사랑한 님인가 '
-시인 김선우님-
명상음악;가슴이 아름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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