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청명[淸明]
<요약>
24절기의 하나.
<유형> 개념용어
<분야> 생활/민속·인류
<내용>
춘분과 곡우 사이에 들며, 음력 3월, 양력 4월 5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이 15°에 있을 때이다. 이날은 한식의 하루 전날이거나
때로는 한식과 같은 날이 된다. 동시에 오늘날의 식목일과도
대개 겹치게 된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청명을 기하여서 봄일을
시작하므로 이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였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논밭둑의 손질을 하는 가래질을 시작하는데,
이것은 특히 논농사의 준비작업이 된다. 다음 절기인 곡우 무렵에는
못자리판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농사를 많이 짓는 경우에는 일꾼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청명·곡우 무렵이면 서둘러 일꾼을 구하기도 하였다.
『동국세시기』 청명조에 “대궐에서 느릅나무와 버드나무에 불을 일으켜
각 관청에 나누어주는데, 이것은 중국의 주나라 이래 당나라·송나라에서도
행하여지던 예로부터의 제도이다.”라고 하였다. 『열양세시기』에서는
이와 같이 불을 나누어주는 일을 한식조에 기록하고 있고,
청명에 대하여서는 언급이 없다.
불은 한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니, 한식조에 기록하는 것이 옳다고 하겠다.
최남선(崔南善)은 한식의 풍속을 고대의 종교적 의미로 해석하여, 해마다 봄에
신화(新火)를 만들어 구화(舊火)를 금지하던 예속(禮俗)에서 나온 것으로 보았다.
청명과 한식은 흔히 같은 날이 되기 때문에 뒤섞이는 경우가 많으나, 청명은 농사력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하나이므로 농사관계사항을 기록하는 것이 옳다.
※ 참고문헌
『열양세시기』
『동국세시기』
『한국상식』-풍속편-(최남선, 동명사, 1947)
< 3월령 >
삼월은 모춘이라 청명 곡우 절기로다
춘일이 재양하여 만물이 화창하니
백화는 난만하고 새 소리 각색이라
당전의 쌍제비는 옛집을 찾아오고
화간의 범나비는 분분히 날고 기니
미물도 득시하여 자락함이 사랑홉다
한식날 성모하니 백양나무 새 잎 난다
우로에 감창함은 주과로나 펴오리라
농부의 힘드는 일 가래질 첫째로다
점심밥 풍비하여 때 맞추어 배 불리소
일군의 처자 권속 따라와 같이 먹세
농촌의 후한 풍속 두곡을 아낄소냐
물꼬를 깊이 치고 도랑 밟아 물을 막고
한편에 모판 하고 그나마 삶이하니
날마다 두세 번씩 부지런히 살펴보소
약한 싹 세워낼 제 어린아이 보호하듯
백곡 중 논농사가 범연하고 못하리라
포젼에 서속이요 산전에 두태로다
들깻모 일찍 붓고 삼농사도 하오리라
좋은 씨 가리어서 그루를 상환하소
보리밭 매어 놓고 못논을 되어 두소
들농사 하는 틈에 치포를 아니할까
울밑에 호박이요 처맛가에 박 심으로
담 근처에 동아 심어 가자하여 올려 보세
무우 배추 아욱 상치 고추 가지 파 마늘을
색색이 분별하여 빈 땅 없이 심어 놓고
갯버들 베어다가 개바자 둘러 막아
계견을 방비하면 자연히 무성하리
외밭은 다로 하여 거름을 많이 하소
농가의 여름 반찬 이 밖에 또 있는가?
뽕눈을 살펴보니 누에 날 때 되겠구나
어와 부녀들아 잠농을 전심하소
잠실을 쇄소하고 제구를 준비하니
다래끼 칼 도마며 채광주리 달발이라
각별히 조심하여 내음새 없이 하소
한식 전후 삼사일에 과목을 접하나니
단행 이행 울릉도며 문배 참배 능금 사과
엇접 피접 도마접에 행차접이 잘 사나니
청다래 정릉매는 고사에 접을 붙여
농사를 필한 후에 분에올려 들여 놓고
천한 백옥 풍설 중에 춘색을 홀로 보니
실용은 아니로되 산중의 취미로다
인간의 요긴한 일 장 담는 정사로다
소금을 미리 받아 법대로 담그리라
고추장 두부장도 맛맛으로 갖추 하소
전산에 비가 개니 살진 향채 캐오리라
삽주 두룹 고사리며 고비도랏 어아리를
낙화를 쓸고 앉아 병술로 즐길 적에
산처의 준비함이 가효가 이뿐이라.*
※ '봄날은 간다' - 장사익의 노래
작사 : 손로원
작곡 : 박시춘
1.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2.새파란 꽃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딸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3.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 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