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찾지 않는 것 같은 우리 17기 방에
모처럼 강희자, 이름 석 자가 반가웠지만
기억이 나야 말이지.
같은 반을 했어도 우리가 졸업한지 그러니까 오십년이 가까우니
그새 한 번도 서로 소식을 주고 받지 못했다면
당연한 일.
강희자를 아는 친구를 찾아 보았어.
정섭이가 앨범에서 강희자를 찾아 사진을 찍어 핸드폰으로 보내왔겠지.
아슴아슴 기억은 날 듯 싶지만
그 시절 볼살 통통하고 애띤 아이들이 한 두명이어야지...
그저 세월이 무섭다 싶기만 하더군.
홈피 본 게시판에 보니까
총동창회 주최 사진 콘테스트가 있었던 모양인데
우리 17기 최경자의 작품이 입상했겠지.
그런데 또 생각이 안나네
최경자, 누굴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작은 모임, 큰 모임에 더러 얼굴 내밀다 보니
까마득히 잊혀졌던 친구들 만나 참 반갑고
오래 품었던 알 수 없는 그리움이 해소된 것만 같았어.
세월, 참 무섭지만
그 무서운 세월 이기는 일은
친구들 서로 연락하고 만나야 한다는 생각.
이렇게 말하는 나도 포도청에 매여 통 시간을 내지 못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