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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 나무와도 같은 꿈이 / 정현종
꿈을 버리다니, 요새의 내 꿈은
방이 많은 집 하나 짓는 일이야.
그래 이 세상의 떠돌이와 건달들을 먹이고 재우고,
이쁜 일탈자들과 이쁜 죄수들,
거꾸로 걸어다니는 사람과 서서 자는 사람,
눈감고 보는 사람과 온몸으로 듣는 사람,
끌어 안을 때는 팔이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사람,
발에 지평선을 감고 다니는 사람,
자동차 운전 못하는 사람,
원시주의자들,
말더듬이,
굼벵이,
우두커니,
하여간 그런 그악스럽지 못한 사람들을 먹이고 재우게
방이 많은 집 하나 짓는 일이야.
......
앵무새는 물론 안 되고,
모든 전쟁광들과 무기상들,
핵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이 출입 금지.
그리고 또 그리고 또 있겠지만
이하 생략.
허나 어떤 사람이든 환골탈태를 하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누구를 제외하는 데서 얻는 쾌감은 제일 저열한 쾌감의 하나이니.
......
꿈을 버리다니, 요새의 내 꿈은
한 그루 나무와도 같아
나는 그 그늘 아래 한숨 돌리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