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을 만나다
1.일시 : 2023.2.20. 월요일
2.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3.참석인원 : 15명
4.진행리더 : 김순영
우수(雨水)가 지난 날인데도 체감온도가 영하 8도나 되는 쌀쌀한 날씨 속에 번개모임으로 15명의 친구들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중인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을 보았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은 삼성그룹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에게 2021년 4월 기증받은 1,488점 중 이중섭의 작품 90여 점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이중섭 기소장품 10점을 모아 100여 점으로 구성한 전시다. 이는 양질의 한국미술을 소개하고, 대중에게 희소가치가 높은 작품의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회다.
10시 30분에 모인 우리들은 12시에 시작하는 이중섭 전을 보기 전에 “최우람의 작은 방주”를 관람했는데 최우람은 정교한 움직임과 서사를 가진 살아 숨쉬는 둣한 기계생명체를 만들고 거기에 그의 세계관을 창조했다. ‘작은 방주’는 육중한 철제와 버려진 택배상자를 재료로 최첨단의 기술로 구현한 상징적 방주로 날개를 펼치듯 움직이며 장엄한 군무를 선보였다.
12시가 되어 이중섭 특별전을 관람하였다. 전시는 이중섭의 작품세계를 1940년대와 1950년대로 나누어 소개했는데 1940년대는 일본 유학시기부터 원산에 머무를 당시 작업한 연필화와 엽서화가 전시되었고, 1950년대는 제주도, 통영, 서울, 대구에서 그린 전성기의 작품 및 은지화, 편지화 등이 전시되었다. 엽서화, 편지화 등에는 일본에 살고 있는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절절이 드러나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우리들은 이런 그림들을 한 점이라도 놓칠세라 자세히 들여다 보고 사진도 찍으면서 관람에 열심을 다했다.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의 사진 앞에서는 그녀의 미모에 인물평도 하면서, 그리고 그녀가 2022년 8월 향년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기록을 보면서는 40의 나이로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이중섭을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이중섭의 향기를 온 몸에 간직한 채 미술관을 나와 인사동 부근 청국장 맛집인 ‘별궁’으로 가서 맛깔진 밑반찬과 함께 구수한 청국장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이어 ‘한옥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진하게 끓인 대추차와 쌍화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 후, 며칠 후면 캐나다로 떠나는 류미에게 건강하게 잘 다녀오라는 인사말들을 나누며 아쉬운 시간을 마무리했다.
오늘 이중섭전 관람의 하이라이트로 우리 24기의 보배, 박현숙 시인의 시를 올린다.
희망의 꽃
박현숙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에서
이중섭전을 본다
생계걱정으로 캔버스 살 돈 없어도
오로지 그리는 것이 좋아서
양담배 속지에 못으로 그린 은지화
또 헤어진 가족 그리워
통한의 절규 박아놓은 엽서화
그리고 항상 기억해 주길 바라는 아내에게
보냈던 애끓는 편지화
모두 이중섭의 그림은
비루한 바다에서
건져 올린 이상을 향한 꿈이었다
이에 마음이 사로잡힌
기업총수 이건희의 꿈
간송의 소장품처럼
그 그림의 가치를 알아본 이가 더 아름답다
쌍둥이 된 두 사람의 사랑으로
눈뜨게 할 희망의 꽃
뜻대로 안된다는
내 마음에 아로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