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그친 산길을 걸으며 주순희202004.12.15 18:56:55 조회1224 . 눈 그친 산길을 걸으며 나는 경배하련다. 토끼가 버리고 간 토끼 발자국을 상수리나무가 손을 놓아버린 상수리 열매를 되새떼가 알알이 뿌려놓고 간 되새때 소리를 이 길을 맨 처음 걸어갔을 인간의 이름이 나보다는 깨끗하였을 것이라 생각하고 소나무 가지 위에 떨어지지 않도록 흰 눈을 얹어두련다. 산길을, 걸어갈수록 좁아지지만 또한 깊어지는 것 내가 산길을 걷는 것은 인간들의 마을에서 쫓겨났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들의 마을로 결국은 돌아가기 위해서다. 저 팽팽한 하늘이 이 산의 능선을 꿈틀거리게 하듯이 겨울바람이 내 귓볼을 빨갛게 달구어 나는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다. 나뭇잎 하나 몸에 달지 않아도 춥지가 않다. 눈 그친 지구 위에 산길이 나 있다. 나는 산길을 걸어가련다. 안도현 시집 "그리운 여우" 가운데에서 "되새" ...되새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겨울이 되면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철새입니다 참새를 닮았으나 조금 크며 아름답고 대나무 숲을 좋아 합니다. 수정 삭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등록일 조회 83 *** 강추!미국 가수가 리메이크한 송대관의 네박자~ ***1 이종혜20 2004-12-22 1169 82 *** 동지 팥죽 드셔보세요. ***5 이종혜20 2004-12-21 1215 81 메리크리스마스2 정혜진14 2004-12-21 1202 80 박경애동문에게 양명애 2004-12-21 976 79 [re] 감사합니다 양명애 2004-12-21 1062 78 감사합니다7 박경애(19회) 2004-12-21 3657 77 *** 행복을 같이 나누어요 ***4 이종혜20 2004-12-21 1083 76 *** 한잔 드시고 가세요!!! *** 이종혜20 2004-12-20 865 75 시카고 동문 임원들8 유미영19 2004-12-20 1536 74 김진수 선배님10과의 만남4 유미영19 2004-12-20 1270 73 나이별 대단한 기록2 주순희20 2004-12-20 1244 72 사실 사소한 것입니다.2 주순희20 2004-12-19 1328 71 김윤옥선배님!!! [re] 고향 가는 길2 주순희20 2004-12-19 1307 70 박지만의결혼식날.....11 오연자 2004-12-19 1019 69 겨울나무1 김영자 2004-12-19 1162 이전1…489490491492493494495496497498 제목 내용 제목+내용 댓글 이름 닉네임 아이디 검색
눈 그친 산길을 걸으며 주순희202004.12.15 18:56:55 조회1224 . 눈 그친 산길을 걸으며 나는 경배하련다. 토끼가 버리고 간 토끼 발자국을 상수리나무가 손을 놓아버린 상수리 열매를 되새떼가 알알이 뿌려놓고 간 되새때 소리를 이 길을 맨 처음 걸어갔을 인간의 이름이 나보다는 깨끗하였을 것이라 생각하고 소나무 가지 위에 떨어지지 않도록 흰 눈을 얹어두련다. 산길을, 걸어갈수록 좁아지지만 또한 깊어지는 것 내가 산길을 걷는 것은 인간들의 마을에서 쫓겨났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들의 마을로 결국은 돌아가기 위해서다. 저 팽팽한 하늘이 이 산의 능선을 꿈틀거리게 하듯이 겨울바람이 내 귓볼을 빨갛게 달구어 나는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다. 나뭇잎 하나 몸에 달지 않아도 춥지가 않다. 눈 그친 지구 위에 산길이 나 있다. 나는 산길을 걸어가련다. 안도현 시집 "그리운 여우" 가운데에서 "되새" ...되새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겨울이 되면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철새입니다 참새를 닮았으나 조금 크며 아름답고 대나무 숲을 좋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