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기 시인 박현숙의 눈에 비친 호명호수입니다.
마음의 울림소리
박현숙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백두산 천지를 닮은
가평의 호명호수로 왔다.
호명은 과거 이곳에 호랑이가 많아 그 울음소리 '범울이'를 한자로 쓴 이름이라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양수발전소로 물을 펌프질 해 산 위에 저장한 인공저수지였다
산 위에 호수가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금계국에 둘러싸인 호명호수 둘레길 걸으며 바라보는 끝없이 이어지는 맑은 물에는
신록의 푸른 산 물그림자가 그대로 비춰
마치 신선이 되어 노니는 것 같다
하늘이 담긴 저 물처럼 꾸밈없이 살고 싶었지만 녹록지 않은 세상살이
눈만 뜨면 서로 아웅다웅하는 사람들 틈에서
쉽게 상처 입은 영혼이 되었었지
진정한 사랑을 알 때까지 흘린 눈물의 사랑만큼
눈물 호수는 마르지 않는다며
햇살에 반짝이기까지 하는데
순간,
내 좁은 마음 속 튼 똬리 바람 맞고 닳아졌는지
하늘호수의 잔잔한 수면같이
마음의 울림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