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문화탐방은 덕수궁이다. 마침 덕수궁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핫한 전시가 있다고 친구들이 좋아했다.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덕수궁 앞에 모였다. 금강산도 식후경, 식사와 커피 후 2시 도슨트의 설명을 듣기로 계획을 세우고, 근처 덕수정으로 향했다. 코로나 이후 예약을 안 받는다고 하여 할 수없이 일찍 가기로 했다. 11시 30분 전인데도 벌써 줄이 서있다. 4명 3명 3명 차례로 입장하여 오징어 볶음과 삼치구이 그리고 카스맥주도 시켜 맛있게 먹었다. 김*현이 식사를 사겠다고 카드를 쑥 내민다. 친구 고마워~! 카페 루소에서 이번에는 정*란이 커피를 샀다. 각종 케익과 함께 즐겁게 이야기 꽃을 피우다 2시 도슨트 시간에 맞춰 덕수궁 미술관으로 향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이다. 1893년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아우르는 170여점의 자수작품을 미술관에서는 처음으로 전시한다고 한다. 1실 <백번 단련한 바늘로 수놓고>, 2실 <그림 갓흔 자수>, 3실 <우주를 수건 삼아>, 4실 <전통미의 현대화> 이렇게 네 파트로 나누어 전시되었다. 1893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알리려 시카고 만국박람회에 자수 보료 병풍 활옷 등을 출품하였고, 1896년 이화학당에 자수과목 개설되었다고 한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출품한 자수품 이 은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친구들은 한상수의 <궁중자수 봉황 병풍>과 최유현의 <팔상도>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1997년 완성한 <팔상도>는 통도사의 팔상도 8개를 10년에 걸쳐 만든 대작이다.
학구적인 우리 친구들은 도슨트의 설명을 열심히 들으며, 각자 자수에 얽힌 추억 여행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1927년 생인 우리 엄마도 수를 잘 놓으셨다. 꽃 수를 놓은 나의 어릴 적 누비 버선이 아른거린다. 모란꽃 무늬 베개, 壽, 福 글씨 자수 등 뛰어난 작품이 많았다. 수도 여고 재학 중, 가정 시간에 수를 많이 놓았다. 남색 비단 천에 하얀 목련 꽃을 수 놓은 족자, 십자수를 놓은 노란 색의 모던한 방석, 수도 여고 마크를 수 놓은 손수건 등 많은 작품을 만들었다. 사촌 오빠가 탐을 내어 손수건을 한 장 준 기억도 난다. 여고 시절에 만든 하얀 식탁보와 테이블 매트는 아직도 가끔 사용하고 있다. 가정 선생님이 너희가 만든 작품들이 외국인에게 자랑할 우리 문화유산이라고 말씀 하신 기억이 난다. 친구들도 빛나던 여고 시절의 작품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열공했더니 목이 탄다. 우리들 표정을 읽고 김*진이 당근주스&감귤주스를 사왔다. 친구들 덕분에 오늘도 행복한 문화탐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