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2008.10.15 20:30:58 조회527
그날.
10월 22일은 아마 가을냄새가 물씬 풍길거야.
타다만 고구마냄새같기도 한 가을냄새와 얼굴에 시원하게 달라붙는 가을바람은
우릴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오랫만에 나들이 나선 아줌마부대가 대학로를 점령하여 시끌벅적 하겠지.
길 가는 사람들이 우리를 보느라 입을 벌리고 있을지도 몰라.
너무 멋있는 우리들이라서.
아득한 재즈가락이 뭉쳐있던 우리들의 가슴을 헤치며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기에
분주할 것이고.
누가 특별히 예쁘다거나,
누가 더 잘나거나,
누가 무척 잘 살거나,
누가 훨씬 쭉쭉빵빵이거나
그런거 따질 겨를도 없이 호호거리며 밀렸던 이야기 꽃을 팡팡 터트리겠지.
허긴 이 나이엔 "특별" 이란 단어가 필요없을거야.
다들 평준화, 일반화되었을테니까.
전에,
그랬단다.
나이가 들면 다 얼굴이 같아보인다고.
친구얼굴에 내 얼굴이 들어 있고
내 얼굴에 또 친구모습이 박힌 거, 알지?
우린 거울이야. 서로에게.
그날 밤.
모양이 없어지더라도 우리 환하게 웃자.
좀 답답했던 일도 잊고 내일 무얼 할 건지도 생각하지 말고
그 밤의 재미있는 것만 알고 있자.
내년에
혹시 잃을지도 모를 얼굴이 있으면 안되니까
건강을 챙기면서 살자.
서로
위로자가 돼주고
서로
아끼고
서로 보듬으며 또 한해를 먹어버리자.
건강한 얼굴로 그날 밤에 만나.
10월 22일 오후 5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