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자로 시작하는 말중 제일 많이 써왔던 단어는 “Remember” 이지 싶었는데,
언젠가 부터 “Reunion” 이란 단어가 내 생활속에 들어 왔다.
남편의 고등학교 30주년, 40주년, 그리고 가끔씩 타주에 살고 있는 그의 친구들과의 만남도
항상 “Reunion” 이란 제목으로 만났고, 그때마다 즐거운 추억들이 많이 생겼었다.
우리 여고에도 있었으면 했던 바램으로 보고 싶은 친구들이 생겨나고, 꿈이 이루어져
나자신의 생활에도 “Reunion” 이 40주년때 직접적으로 다가왔고, 참 추억거리가 많이 생겼고,
“Reunion” 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는 항상 즐거움, 반가움을 동반하는 기쁨의 단어로 내게 새겨 졌다.
2주전에 나의 보스이자 멘터이며, 나의 가족과 같은 ‘셜리’가 뜬금없이 Re 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대 보라고 한다.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그냥 Re- 를 붙여서 갖다 대었다.
Remember, Reunion, Revival, Recreation, Revise, Recurring, Retreat, Recess, Record, 등등
끊임없이 대다가, “Retire” 란 단어가 나오자 그녀가 갑자기 “You got it!!” 하면서 말을 끊는다.
우리는 몇분동안 서로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녀의 표정이 묘해 지더니,
“나, 이번에 Retire 하기로 결정했다” 갑자기 나의 가슴이 “꿍” 내려 앉는 느낌이 들었다.
‘나한테 물어 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런 결정을?’ 질문인지, 놀람의 결과인지 모르는 말을 했다.
“때가 된것 같고, 그냥 넘길수 없는 조건이 나와서 결정했지만, 윗사람 두사람에게만 알렸을뿐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우리 가족도 아직 모르지만, 최선이라고 생각돼”
그녀의 예리한 판단력과 항상 전체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선으로 삼으며, 무엇보다도
회사의 이익을 제일 중요시 하는 그녀의 존재는 회사 사장도 조언을 구할만큼 넓은 상식과 실력으로
항상 필요한 존재이었기에, 그녀가 어느날 우리곁을 떠난 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난 항상 그녀와 같은 배에 탄 한 팀이라고 생각했고, 그녀와 나는 항상 같이
행동할 줄 믿었기에, “이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나를 혼란속으로 빠져 들게 했다.
지난 2주일 동안 심란할 정도로 마음이 오락 가락 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이제부터 8월 4일, 17일 그리고 24일 세번의 큰 은퇴 파티와 마지막 날인 9월 4일까지.
회사차원의 파티, 그리고 우리 부원 50명이, 그리고 우리들 몇몇의 하루 나들이 까지 회사에서
다 비용을 대주기로 했다. 지금은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며, 좀 더 멋진 은퇴잔치를 벌여보려고
그리 똑똑하지도 못한 머리를 굴리느라 분주하기도 하다.
그녀의 은퇴 소식은 며칠전 회사 공문으로 나갔고, 수많은 메일과 방문이 쏟아지고 있다.
바로 그녀의 사무실과 마주한 나는 그녀대신에 인사를 받느라고 더 바쁘다.
그녀는 공문이 나가자, 일주일에 한.두번 출근하고 집에서 중요업무만 보고 있는데,
하루는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하하’ 웃기도 하고,
또 어느날은 26년간 자신의 전부를 걸었기에 매일 매일의 도전을 겪으면서
이루어 놓은 생생한 삶을 놓친다고 생각하면서 눈물로 시작하는 날이 있기도 하는등
매일 매일 다른 감정의 기복을 겪으면서 지낸다고 한다. 나역시 생각만으로도 업치락 뒤치락..
미국인으로서 드물게 친정부모와 시부모을 다 모시고 살았고, 아이들 셋을 낳아서 웬만큼 클때까지
직장생활을 하지 않았었다. 결혼하기전, 대학 타운에서 은행업무를 본것이 경력의 전부였던
그녀가 입사하고 일년도 안되어 맡은일에서 회사에 큰 이익을 주어 공을 인정받아 승진하여
나의 보스가 되면서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서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끝까지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편이어서,
많은 일에 우리 둘의 의견은 잘 맞았으나, 몇몇 프로젝트에서는 머리터지게 서로 옳다고
주장도 하면서, 조금씩 의견을 좁혀가는 방법도 배웠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것도 배우면서
우리의 기본 생각은 일치하고, 서로가 아끼는 친구임을 확인하면서 26년을 같이 지냈다.
Recreation 을 위해서는 Retirement 가 꼭 필요하다는 그녀의 새로운 도전 플랜은 은 책 편찬.
여기서 리크리에이션과 레크리에이션에 대한 풀이로 우리는 또 한번 의견차이를 보였는데ㅎㅎㅎ
그녀의 유머 감각은 어느누구 보다 뛰어나서 모든 사물이나, 상황을 해학으로 풀어가는
타고난 지혜를 가졌기에, 그녀가 책을 쓰면, “Erma Bombeck” 의 책처럼 베스트셀러가
되리란 것을… 그리고, 그녀가 생각날때 마다 메모해 두었던 글들이 언젠가 또 하나의
생명을 지니면서 세상에 나오는 날, 우리는 그녀와 기쁨을 같이 하겠지..
언젠가 우리 어머니가 오셨을때, “어머니”를 “Oh, Money” 로 익혀서 우리 어머니를 감동시켰던
그녀, 우리는 지금 말한다. 66세로 아주 멋진 은퇴를 하지만, 새로운 계획을 가지고 .
도전하는 그녀, 10년전 암을 이겨냈고, 항상 무슨일에든 최선을 다하고 살다가
정년 퇴직을 하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나도 빨리 나이가 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한다.
이제 우리는 9월 4일 이후, 매주 수요일 점심에 “Reunion” 을 할 계획이다.
우리 딸기들이 Uncle Fred 라고 부르는 셜리의 남편도 같이…
이제 나에게는 “Retire” 는 곧 “Reunion” 으로 연결됨을 가슴에 새겨본다.
그녀의 이름은 나의 “Big Sister” 인
“Shirlee Collins”
어느날, 그녀의 책이 나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