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을 넘기신 선생님이 손을 내리시면서,
"요만하던 땅꼬마가 이렇게 커서 나를 안아주네"
중1때 담임선생님 이신 최자선 선생님~
아틀란타에 사시는 김복희 6회 선배님과 동기이시고, 지금도 가끔씩 전화로
한시간씩 수다(?)를 떠신다는 우리 선생님,
두분 동기분들이 만나셔서, '얘, 자선아, 복희야..." 하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신다.
70이 넘어서도 격없이 서로 나눌수 있는 동기친구가 제일인것을 새삼 느낀다.
지금까지 화장한번 안하시고, 머리도 퍼머를 해본적이 없으시다는 우리 선생님,
어렸을적에 선생님댁에 갔었던 이야기를 하니, 선생님의 남편이신 사부님께서,
어떻게 그 옛일을 다 기억하느냐고 하시면서 웃으신다.
중1때, 갑자기 유리문이 나의 머리위로 떨어져, 이마에 상처가 나자, 빨간약을
얼굴에 막 발라주시던 선생님... 이제, 70을 넘기신 선생님과 60을 넘긴 제자가
옛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선생님은 가끔씩 그런 말씀을 하시곤 한다.
25-6살때, 정말 지금 생각하면, 너무 몰랐던 시절, 선생님을 한다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으셨다고, 그때는 큰 어른 같기만 하시던 선생님이, 26살 이셨다니,...
26살짜리 아들을 보면서 어린아이 취급을 하는 나 자신을 생각하며 웃는다.
한가지 놀라운 일은, 선생님댁에는 방명록이 있었다.
선생님댁에 오셨던 분들은 모두 방명록에 사인을 하고, 한줄 글을 남기신 것이다.
1983년에 시카고에 오셨던 김복희 선배님의 사인도, 글도 있었고,
선교사, 친구분들, 교우들.. 정말 오래된 그 방명록이 정말 귀하게 보였다.
거의 40년이 된 그 책은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정이 담겨 있었다.
선생님 댁에서 김복희 선배님과 같이, 사진을 보면서 13살때를 돌이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