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선 선생님이 이대 영문과를 졸업하시면서 영어교사로 첫 부임지가 춘천사범이셨답니다.
그때만 해도 서울에서 춘천은 먼길이었고, 지방으로 여겨졌던 곳...
24살 꽃띠에 그곳에 부임하시면서 아무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아야지, 잘못하면 춘천에 눌러앉을수도 있으니
하시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그당시 서울에 자리가 없어 임시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셨대요.
첫출근날 교장실에서 인사를 나누는데, 그곳에 그날 새로 부임하신 남선생님이 계셨더랍니다.
영어 선생님과 수학/과학 선생님 (처녀&총각 선생님)은 두분의 첫출근날 그렇게 교장실에서
인사를 나누시게 되었고, 동료교사로 지내셨는데, 어느날, 그 총각선생님이 선생님을 만나자고 하시더니,
내가 내일 서울로 전근을 가게 되었다고 하시면서, 섭섭한 마음이 든다고 고백하시더래요.
최자선 선생님도 왠지 섭섭한 마음이 들어 '잘가시라'고 하시곤 마음이 울적해 있는데,
그날 저녁 당시 대령으로 계시던 형부께서 짚차를 타고 오셔서는 지금 서울로 가야 한다고, 수도여중고에서
영어선생님으로 발령이 나서 데려오라는 급한 전달을 직접 왔노라고 하시더랍니다....
그래서 두분은 같은날 부임하셨다가 같은날 서울로 전근을 오시게 되는 드라마 같은 인연으로
서로 사랑하시게 되었고,.... 수도여중에서 영어를 가르치시다가 정사부님은 1964년에, 최자선선생님은
1966년에 미국 시카고에 오셔서 지금까지 3자녀를 낳으시면서 청실 홍실 사시면서 금혼식을 맞으신날이
바로 3월 20일 이었지요. 참으로 은총 가득한 '금총의 날' 이었지요.
시카고 노인센터에서 최자선 선생님은 영어를, 정사부님은 컴퓨터를 가르치시는 자원봉사를 하시면서
모범으로 살고 계신 두분을 위해서 우리 동문에서 작은 파티라도 열어 축하해 드리자는
9회 하영선배님의 말씀에 모두들 기쁜마음으로 같이 한날이었습니다.
40주년때 전통혼례식을 올리셨던 사진과 함께 나란히 앉으신 두분... 정말 보기 좋은 모습이셨지요.
75세, 77세라고 하시는데, 우리도 두분같이 깔끔하고 정스럽게 살아간다면 하는 바램이 가슴에 심어졌지요.
시카고 동문들의 축하의 마음이 담긴 선물을 전하는 신문주 회장.
작은 꼬마였던 제자 유미영이 지금은 키가 이렇게 커졌다고 하시는 선생님께
저희 부부가 축하의 난을 드렸습니다.
저희 부부도 곧 40년이 된다고 했더니, 저희들 50주년 축하파티에 참석해야지 하신 약속을 꼭 지켜 주십사는
부탁도 잊지 마시고 항상 건강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금같이 사시기를 축원합니다.
최자선 선생님부부의 금혼을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