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피었는지도 모르게 피어진 난꽃송이들이 너무 탐스럽다,
주위의 모든 소음도 마다 않고 잘 피어주어 고맙고 감동스럽다.
사방의 고요함에 더욱 빛나는 난꽃이 있어 며칠째 행복한 마음 가득...
오랫만에 우리 사랑방에 들어 왔더니 참 조용하다.
모두들 더위에 피서를 갔나?
침묵 피정중인가?
모두들 “백수 과로사” 를 외치며 “바쁘다, 바뻐!” 하며 살다 보니
사랑방에 들어올 시간이 없나?
나역시 그중의 한사람이 되고 보니 이해가 간다.
그래도 살아 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살고픈 마음에
이렇게 또 끄적거린다.
이제 우리 나이에는 수많은 사람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행복을 나눌수
있는 같은 감성을 가진 친구들과의 만남이 더 좋다.
얼마전 “추적자” 란 연속극을 보면서 인간성 상실에 대해
참 무서운 생각이 들며 이런 연속극을 계속 보면
사람 마음이 못쓰게 되겠다 싶어 중단했었다.
그래서 그냥 웃고 즐길수 있는 ‘신사의 품격’이나
‘넝쿨당’을 보기로 했다. 웃으면서 보다가도 무슨 소리 하는지
이해가 안되어 서울을 오가며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아는 동생에게
보충설명을 들어야 ‘우리 말이 달라졌어’ 하며 알아 듣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말이 말을 낳고 변천되듯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 가는 동안
전혀 다른 뜻이 되는 말전달 게임을 하는 듯한 생각도 든다.
예전에 스페인의 ‘꼬르도바’에 갔을때 그곳의 유명한 제품이 가죽이었는데
가죽으로 신발을 만들어 수출하면서 일본에 왔을때 ‘고도방’ 이 되었고
우리 나라에 좋은 가죽 구두가 들어 오면서 ‘구두방’이 되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의 설명을 들으면서 온 세상이 결국 발음상의 차이 일뿐
사람의 감성은 모두 좋은 것을 나누고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너무 생각없이 놀다 보니(ㅎㅎㅎ) 조금은 생각좀 해야 겠다 싶어
다음주에는 5일동안 침묵피정을 가려고 한다.
철저히 혼자가 되어 나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시간,
작년에 5일 침묵피정을 통해 신기한 경험을 했다.
말을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것이 더 편함을 느꼈던 적이 있다.
말을 안해도 통할 것은 다 통하고 오히려 마음에 쌓인 것이
싹 씻어 지는 듯한 느낌
그 느낌을 다시 맛보고 싶어 떠난다.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밖에는
좋은 것이 없음을 깨닫기 위해 다시 한번
충전을 받아 보아야 겠다.
그사이 우리 19기 사랑방도 충전이 되었음 좋겠다.
침묵도 좋지만 그래도 서로 “share” 함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되니까.
시카고에서 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