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너를 생각하노라면 숭늉 맛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쩐 일일까?
영화관에 가면 팝콘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윤자 너는 숭늉, 강냉이처럼 구수했지…
정말 보고싶다. 특히, 40년 전(1967년 8월)을 생각하면
추억은 확실히 달콤하고 아름다운 것 같아
속리산 여행을 앞두고, 두려운 마음 반 걱정 반 속에
(우리들끼리의 여행은 처음인지라) 여러 가지 소심한 걱정으로
속이 안 좋아져서 2-3일간 꼬박 굶으면서 여행 했었던
일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는구나
(그래도 사진에서의 내 얼굴은 참 통통하네)
윤자야.. ‘백합지’로 동분서주 했었고 서화에도 능한 네가
그 방면으로 진로를 정할 줄 알았는데, 약대를 갔지?
말 수도 적고 조용했던 네가 어느 순간 나오는 유머러스한 말에
우리들이 정말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재주도 있었지.
네가 결혼식 때 손수 그려 만들어준 귀한 족자를
우리안방에서 늘 대할 수 있었는데...
내년에 뉴욕에서 만나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한데 어우러져 우리들의 젊은 시절을 마음껏 만끽하고
얘기보따리로 뉴욕의 가을 하늘을 수 놓기로 하자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