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나무에게 박춘지202005.03.15 08:24:53 조회941 뿌리가 나무에게 네가 여린 싹으로 터서 땅 속 어둠을 뚫고 태양을 향해 마침내 위로 오를 때 나는 오직 아래로 아래로 눈 먼 손 뻗어 어둠 헤치며 내려만 갔다. 네가 줄기로 솟아 봄날 푸른 잎을 낼 때 나는 여전히 아래로 더욱 아래로 막힌 어둠을 더듬었다. 네가 드디어 꽃을 피우고 춤추고 나비 벌과 삶을 즐길 때에도 나는 거대한 바위에 맞서 몸살을 하며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바늘 끝 같은 틈을 찾아야 했다. 어느 날 네가 사나운 비 바람맞으며 가지가 찢어지고 뒤틀려 신음할 때 나는 너를 위하여 오직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었으나, 나는 믿었다 내가 이 어둠을 온몸으로 부등켜 안고 있는 한 너는 쓰러지지 않으리라고 모든 시련 사라지고 가을이 되어 네가 탐스런 열매를 가지마다 맺을 때 나는 더 많은 물을 얻기 위하여 다시 아래로 내려가야만 했다. 잎 지고 열매 떨구고 네가 겨울의 휴식에 잠길 때에도 나는 흙에 묻혀 가쁘게 숨을 쉬었다. 봄이 오면 너는 다시 영광을 누리려니와 나는 잊어도 좋다, 어둠처럼 까맣게 잊어도 좋다. src=mmst://59.10.180.235/ASF_SOUND/9241.asf"> 글 / 이현주 그림 / 이순화 음악 / 드보르자크 - Romantic Pieces for Violin and Piano Op.75 수정 삭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등록일 조회 7523 <25기> 7월3일(수) 걷기방 영화관람 15명 참가1 정혜숙 25 2024-07-06 18 7522 <26기> 2024.7.2 라인댄스방 요즘 연습곡은요~~(13명)1 신화순26 2024-07-06 53 7521 올림픽의 비너스1 이복희17 2024-07-06 34 7520 <23기> 7월 3일 (수) 근현대 자수전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4명)2 현석분23 2024-07-03 80 7519 22기 두이 골프팀1 강임문22 2024-07-03 70 7518 빼빼로의 여름나들이2 이영춘18 2024-06-30 94 7517 다시 보는 김주일08 선배님의 2010년 2월3일 글 '형설 기념 (螢雪 記念) 사진첩과 내 어머니'라는 글1 현석분23 2024-06-27 120 7516 <25기> 6월26일(수) 걷기방 '우면산 둘레길' 16명 참가2 정혜숙 25 2024-06-27 103 7515 <26기>2024.6.26 14대 임원회의및 졸업50주년 행사 추진을 위한 1차 임원회의(29명)2 신화순26 2024-06-27 124 7514 <23기> 6윌19일~6월24일 중국 구채구 황룡 뤼얼까이 고원 (8명)1 현석분23 2024-06-27 94 7513 <23기> 6월 26일 초안산 트레킹, 수국동산 (12명)2 현석분23 2024-06-27 86 7512 <15기> 대공원 장미원의 나리꽃과 묵향기4 이경자15 2024-06-27 189 7511 <24기> 정모 6월 15일 정선 하이원 샤스타데이지 축제 (37명)1 박말다 24 2024-06-25 80 7510 <24기> 번개 6월 9일 고성 라벤더팜 (8명)1 박말다 24 2024-06-25 68 7509 <24기> 걷기방 6월 3일 북한산 둘레길 (3명 )1 박말다 24 2024-06-25 58 12345678910…502다음 제목 내용 제목+내용 댓글 이름 닉네임 아이디 검색
뿌리가 나무에게 박춘지202005.03.15 08:24:53 조회941 뿌리가 나무에게 네가 여린 싹으로 터서 땅 속 어둠을 뚫고 태양을 향해 마침내 위로 오를 때 나는 오직 아래로 아래로 눈 먼 손 뻗어 어둠 헤치며 내려만 갔다. 네가 줄기로 솟아 봄날 푸른 잎을 낼 때 나는 여전히 아래로 더욱 아래로 막힌 어둠을 더듬었다. 네가 드디어 꽃을 피우고 춤추고 나비 벌과 삶을 즐길 때에도 나는 거대한 바위에 맞서 몸살을 하며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바늘 끝 같은 틈을 찾아야 했다. 어느 날 네가 사나운 비 바람맞으며 가지가 찢어지고 뒤틀려 신음할 때 나는 너를 위하여 오직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었으나, 나는 믿었다 내가 이 어둠을 온몸으로 부등켜 안고 있는 한 너는 쓰러지지 않으리라고 모든 시련 사라지고 가을이 되어 네가 탐스런 열매를 가지마다 맺을 때 나는 더 많은 물을 얻기 위하여 다시 아래로 내려가야만 했다. 잎 지고 열매 떨구고 네가 겨울의 휴식에 잠길 때에도 나는 흙에 묻혀 가쁘게 숨을 쉬었다. 봄이 오면 너는 다시 영광을 누리려니와 나는 잊어도 좋다, 어둠처럼 까맣게 잊어도 좋다. src=mmst://59.10.180.235/ASF_SOUND/9241.asf"> 글 / 이현주 그림 / 이순화 음악 / 드보르자크 - Romantic Pieces for Violin and Piano Op.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