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나무에게 박춘지202005.03.15 08:24:53 조회936 뿌리가 나무에게 네가 여린 싹으로 터서 땅 속 어둠을 뚫고 태양을 향해 마침내 위로 오를 때 나는 오직 아래로 아래로 눈 먼 손 뻗어 어둠 헤치며 내려만 갔다. 네가 줄기로 솟아 봄날 푸른 잎을 낼 때 나는 여전히 아래로 더욱 아래로 막힌 어둠을 더듬었다. 네가 드디어 꽃을 피우고 춤추고 나비 벌과 삶을 즐길 때에도 나는 거대한 바위에 맞서 몸살을 하며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바늘 끝 같은 틈을 찾아야 했다. 어느 날 네가 사나운 비 바람맞으며 가지가 찢어지고 뒤틀려 신음할 때 나는 너를 위하여 오직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었으나, 나는 믿었다 내가 이 어둠을 온몸으로 부등켜 안고 있는 한 너는 쓰러지지 않으리라고 모든 시련 사라지고 가을이 되어 네가 탐스런 열매를 가지마다 맺을 때 나는 더 많은 물을 얻기 위하여 다시 아래로 내려가야만 했다. 잎 지고 열매 떨구고 네가 겨울의 휴식에 잠길 때에도 나는 흙에 묻혀 가쁘게 숨을 쉬었다. 봄이 오면 너는 다시 영광을 누리려니와 나는 잊어도 좋다, 어둠처럼 까맣게 잊어도 좋다. src=mmst://59.10.180.235/ASF_SOUND/9241.asf"> 글 / 이현주 그림 / 이순화 음악 / 드보르자크 - Romantic Pieces for Violin and Piano Op.75 수정 삭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등록일 조회 320 산다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장연숙 16 2005-03-16 739 319 과천 대공원 산악회 사진입니다..12 김복희6 2005-03-16 735 뿌리가 나무에게4 박춘지20 2005-03-15 937 317 ~~~모래위 사랑 ......?~~~5 이태옥15 2005-03-14 1221 316 *** 무사고 운전을위한 건강 지압&스트레칭 ***1 이종혜20 2005-03-13 1098 315 *** 어느 부인의 9일간 천국 만들기 ***2 이종혜20 2005-03-12 828 314 <참 좋은 당신> ......김용택2 이영애(17) 2005-03-10 1174 313 달걀받기 게임^^*5 주순희20 2005-03-10 869 312 미국에서 만난 동문들...11 김복희6 2005-03-10 712 311 당신의 꽃밭에서6 노 정희15 2005-03-09 712 310 와싱턴 지부- 정순에게2 장 연 숙 16 2005-03-09 883 309 김 복희 선배님께4 장 연 숙 16 2005-03-09 651 308 \"그냥\" 이라는 말.... 장 연 숙 16 2005-03-09 1040 307 연금아 보고싶다.3 이광자 11 2005-03-08 1056 306 박효신의 좋은 노래 한곡 배우실까요?3 이영애(17) 2005-03-08 1190 이전1…477478479480481482483484485486…502다음 제목 내용 제목+내용 댓글 이름 닉네임 아이디 검색
뿌리가 나무에게 박춘지202005.03.15 08:24:53 조회936 뿌리가 나무에게 네가 여린 싹으로 터서 땅 속 어둠을 뚫고 태양을 향해 마침내 위로 오를 때 나는 오직 아래로 아래로 눈 먼 손 뻗어 어둠 헤치며 내려만 갔다. 네가 줄기로 솟아 봄날 푸른 잎을 낼 때 나는 여전히 아래로 더욱 아래로 막힌 어둠을 더듬었다. 네가 드디어 꽃을 피우고 춤추고 나비 벌과 삶을 즐길 때에도 나는 거대한 바위에 맞서 몸살을 하며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바늘 끝 같은 틈을 찾아야 했다. 어느 날 네가 사나운 비 바람맞으며 가지가 찢어지고 뒤틀려 신음할 때 나는 너를 위하여 오직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었으나, 나는 믿었다 내가 이 어둠을 온몸으로 부등켜 안고 있는 한 너는 쓰러지지 않으리라고 모든 시련 사라지고 가을이 되어 네가 탐스런 열매를 가지마다 맺을 때 나는 더 많은 물을 얻기 위하여 다시 아래로 내려가야만 했다. 잎 지고 열매 떨구고 네가 겨울의 휴식에 잠길 때에도 나는 흙에 묻혀 가쁘게 숨을 쉬었다. 봄이 오면 너는 다시 영광을 누리려니와 나는 잊어도 좋다, 어둠처럼 까맣게 잊어도 좋다. src=mmst://59.10.180.235/ASF_SOUND/9241.asf"> 글 / 이현주 그림 / 이순화 음악 / 드보르자크 - Romantic Pieces for Violin and Piano Op.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