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부터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우산 챙겨 오라는 방장님의 연락이 있었다.
오늘 일정을 마치고 집에 갈 때 쯤 눈이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성북천 걷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눈이 오기 시작했다.
친구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우산도 안 쓰고 신나게 걷는다.
청계천까지 먼 거리를 단숨에 걸었다.
동대문 '진고개'에서 건숙이가 사 준 갈비탕을 먹으니 눈을 맞아 축축해진 몸과 마음이 보슬보슬해진다.
19명의 밥을 사느라 과용한 건숙이의 마음이 하얗게 쌓인 눈처럼 풍성하여 고맙다.
평화시장에서 쇼핑을 하고 광장시장에서 떡볶이와 순대, 호떡을 먹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헤어졌다.
매주 수요일마다 만나면서도 헤어질 때는 항상 아쉽다.
늙어 가면서 외로움도 많아져서 그럴까?
오늘 밤 눈을 맞으며 친구들과 한없이 걷는 꿈을 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