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설명 없이 보내온 친구의 톡,
누군가의 사진展 풍경인 듯.
의아해 하고 있는데 조금 후 날아온 설명.
시댁 조카인데 우리 후배로 지금 인사동에서 사진전시회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마침 전시가 끝날 무렵이라 서둘러 나섰다.
경인미술관으로 들어가는 골목길로 들어서면서 오른쪽을 살피자
눈에 들어오는 작고 깔끔한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무도 없다.
공간은 작지만 벽에 걸린 사진들이 너무나 정갈하고 깔끔해서
그리고 어찌 고급스러운지 숨을 다듬어야 했다.
기척을 듣고 안에서 나온 작가, 후배라는 생각에 말문이 쉽게 트였다.
작가가 외국 생활하며 담은 그곳의 경관과
본인이 그간 취미처럼 해왔던 테이블 셋팅을 매치해서 배열한 사진들.
물론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어 손님을 초대할 때마다 손수 준비한 음식을
격식을 갖춘 멋진 테이블 셋팅으로 대접했던 것 같다.
그런 쪽으로는 본 적도, 아는 바도 없는 나로서는 무슨 영화에서나 본 듯한
낯설지만 화려하고 격조 있는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올해 환갑이라 그동안 해왔던 나름의 정성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어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그런데 몇 기냐는 나의 물음에 나온 대답,
몇 기인줄도 모르고 동문회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동기 중에 노소영은 안다고 해서
알아보니 32기 후배.
동기들끼리 모이지도 않는 눈치다. 내가 알고 있는 한 동문회 소식을 전해주었다.
축하 화분과 꽃다발을 보면서 동문회에서 알았다면 '수도여고 총동창회'의 이름으로도
화분이 한 자리 차지하고 있을텐데 아쉽다고 했다.
그런 저런 이야기 끝에 내 주의를 끈 낱말 하나, '뺑뺑이'
기수별로 면면히 이어져야 하는 동문회가 '뺑뺑이' 세대에서 더러 그 흐름이 끊어지기도 하는구나.
그 단어가 던져 준 의미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그 이전과 그 이후의 세대들이 느끼는 감정선에서 동질감이나 유대감은 달라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