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추분[秋分]
<요약>
1년을 24개로 구분한 24절기 가운데 열여섯 번째 절기. 24절기
<유형> 개념용어
<분야> 생활/민속·인류
<내용>
백로와 한로 사이에 들며, 음력 8월, 양력 9월 23일경이다.
이 날 추분점(秋分點)에 이르러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
추분점이란 천구상(天球上) 황도(黃道)와 적도(赤道)의 교점(交點) 가운데에서
태양이 북쪽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 적경(赤經)·황경
(黃經) 모두 180°, 적위(赤緯)·황위(黃緯) 모두 0°이며, 현재는 사자자리와
처녀자리의 중간에 위치한다.
추분도 다른 24절기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절일(節日)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다만 춘분과 더불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므로 이 날을 중심으로 계절의
분기점 같은 것을 의식하게 된다.
즉,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므로 비로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이무렵의 시절음식(時節飮食)으로는 버섯요리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또한, 추분 즈음이면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는 등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있다. 호박고지·박고지·깻잎·호박순·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어들여야 하지만 산채를 말려 묵은 나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참고문헌
『사시찬요(四時纂要)』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팔월령
팔월이라 중추되니 백로 추분 절기로다
북두성 자로 돌아 서천을 가리키니
선선한 조석 기운 추의가 완연하다
귀뚜라미 맑은 소리 벽간에서 들리구나
아침에 안개 끼고 밤이면 이슬 내려
백곡을 성실하고 만물을 재촉하니
들구경 돌아보니 힘들인 일 공생한다
백곡이 이삭 패고 여물들어 고개숙여
서풍에 익은 빛은 황운이 일어난다
백설 같은 면화송이 산호 같은 고추다래
처마에 널었으니 가을볕 명랑하다
안팎 마당 닦아 놓고 발채 망구 장만하소
면화 따는 다래끼에 수수 이삭 콩가지요
나무군 돌아올 제 머루 다래 산과로다
뒷동산 밤 대추는 아이들 세상이라
아람도 말리어라 철대어 쓰게 하소
명주를 끊어 내어 추양에 마전하고
쪽 들이고 잇 들이니 청홍이 색색이라
부모님 연만하니 수의도 유의하고
그나마 마르재어 자녀의 혼수하세
집 위에 굳은 박은 요긴한 기명이라
댑싸리 비를 매어 마당질에 쓰오리라
참깨 들깨 거둔 후에 중오려 타작하고
담뱃줄 녹두 말을 아쉬워 작전하라
장구경도 하려니와 흥정할 것 잊지 마소
북어쾌 젓 조기로 추석 명일 쉬어 보세
신도주 오려 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에 제물하고 이웃집 나눠 먹세
며느리 말미받아 본집에 근친 갈 제
개 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
초록 장웃 반물 치마 장속하고 다시보니
여름 동안 지친 얼굴 소복이 되었느냐
중추야 밝은 달에 지기 펴고 놀고 오소
금년 할일 못다하여 명년 계교 하오리라
밀대 베어 더운갈이 모맥을 추경하세
끝끝이 못 익어도 급한 대로 걷고 갈소
인공만 그러할까 천시도 이러하니
반각도 쉴새 없이 마치며 시작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