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소서[小暑]
1년을 24개로 구분한 24절기 가운데 열한 번째 절기. 24절기
개념용어
생활/민속·인류
하지와 대서 사이에 들며, 음력 6월, 양력 7월 7일이나 8일께가 된다.
태양이 황경 105°의 위치에 있을 때이다. 이 시기에는 장마전선이
우리 나라에 오래 자리잡아 습도가 높아지고, 장마철을 이루는 수가 많다.
예전에는 한 절기 앞선 하지 무렵에 모내기를 끝내고, 모를 낸 20일 뒤
소서 때는 논매기를 했으나, 지금은 제초제를 뿌리고 논김은 매지 않는다.
팥·콩·조들도 가을보리를 한 하지 무렵에 심고, 소서 무렵에 김을 매준다.
또, 이때 퇴비(堆肥) 장만과 논두렁의 잡초깎기도 한다.
소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므로 온갖 과일과 소채가
풍성해지고 밀과 보리도 먹게 된다.
특히, 음력 5월 단오를 전후하여 시절식으로 즐기는 밀가루음식은
이맘 때 가장 맛이 나며, 소채류로는 호박, 생선류는 민어가 제철이다.
민어는 조림·구이·찜이 다 되지만 이 무렵에는 애호박을 넣어 끓인다.
특히, 민어고추장국과 회의 맛이 두드러진다. 애호박에서 절로 단물이 나고
민어는 한창 기름이 오를 때여서 그 국은 고추장 특유의 매운 맛이면서도
단물이 흥건히 괴어 맵고 달콤한 맛이 첫 여름의 입맛을 상큼하게 돋우어준다.
『사시찬요(四時纂要)』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6월령
유월이라 계하되니 소서 대서 절기로다
대우도 시행하고 더위도 극심하다
초목이 무성하니 파리 모기 모여들고
평지에 물이 괴니 악마구리 소리 난다
봄보리 밀 귀리를 차례로 베어내고
늦은 콩 팥 조 기장은 베기 전에 대우들여
지력을 쉬지 말고 극진히 다스리소
젊은이 하는 일이 기음매기 뿐이로다
논밭을 갊아 들어 삼사차 돌려 맬 제
그 중에 면화밭은 인공이 더 드나니
틈틈이 나물밭도 북돋아 매 가꾸소
집터 울밑 돌아가며 잡풀을 없게 하소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막혀 기진할 듯
때마침 점심밥이 반갑고 신기하다
정자나무 그늘 밑에 좌차를 정한 후에
점심 그릇 열어 놓고 보리 단술 먼저 먹세
반찬이야 있고 없고 주린 창자 메인 후에
청풍에 취포하니 잠시간 낙이로다
농부야 근심마라 수고하는 값이 있네
오조 이삭 청태콩이 어느 사이 익었구나
일로 보아 짐작하면 양식 걱정 오랠소냐
해진 후 돌아올 제 노래 끝에 웃음이라
애애한 저녁 내는 산촌에 잠겨 있고
월색은 몽롱하여 발길에 비치구나
늙은이 하는 일도 바이야 없을 소냐
이슬 아침 외 따기와 뙤약볕에 보리 널기
그늘 곁에 누역 치기 창문 앞에 노 꼬기라
하다가 고달프면 목침 베고 허리 쉬움
북창풍에 잠이 드니 희황씨 적 백성이라
잠깨어 바라보니 급한 비 지나가고
먼 나무에 쓰르라미 석양을 재촉한다
노파의 하는 일은 여러 가지 못하여도
묵은 솜 들고 앉아 알뜰히 피어내니
장마의 소일이요 낮잠자기 잊었도다
삼복은 속절이요 유두는 가일이라
원두밭에 참외 따고 밀 갈아 국수하여
가묘에 천신하고 한때 음식 즐겨보세
부녀는 헤피 마라 밀기울 한데 모아
누룩을 드리어라 유두국을 켜느니라
호박나물 가지김치 풋고추 양념하고
옥수수 새 맛으로 일 없는 이 먹여보소
장독을 살펴보아 제 맛을 잃지 말고
맑은 장 따로 모아 익는 족족 떠내어라
비오면 덮어두고 독전을 정히 하소
남북촌 합력하여 삼구덩이 하여 보세
삼대를 베어 묶어 익게 쪄 벗기리라
고운 삼 길삼하고 굵은 삼 바 드리소
농가에 요긴키로 곡식과 같이 치네
산전 메밀 먼저 갈고 포전은 나중 갈소